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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류씨 가양주 ‘의병주’ 빚는 며느리들(강원도민일보 2013-01-31) 프린트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15-01-31 09:15,    조회 : 1535
문화행사때 신성한 술 사랑
수익금 10% 마을발전 쾌척
2015년 01월 31일 (토) 오세현
  
▲ 의암선생 증손부 박순재씨와 서영숙, 성용란, 이문화, 이근옥, 김순애씨는 고흥류씨 집안 며느리로 가양주와 내림음식 등 전통문화를 지켜왔다. 고흥류씨 집안 며느리들이 의병주를 만들고 있다.

한낮이면 봄기운을 슬며시 느낄 수 있는 요즘 춘천시 남면 가정리에서는 의병주 익는 소리가 아지랑이처럼 퍼진다. 13도의군도총재 의암 류인석 증손부부가 사는 충효로 1542 의암댁 뒤뜰로 들어서니 높게 쌓은 장작더미와 가마솥 사이로 바쁘게 오가는 중년부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말 ‘왜놈잡자’면서 기세를 올린 여성의병장 윤희순의 DNA를 물려받은 가정리 여성들이 마을경제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선 현장이다.

의암선생 증손부 박순재(70)씨와 서영숙(63) 성용란(61) 이문화(60) 이근옥(56) 김순애(54)씨는 서로 성은 다르지만 의병마을 고흥류씨 집안 며느리로 가양주와 내림음식 등 전통문화를 지켜왔다. 마을기업 설립을 주도하면서 영농조합법인 의병제주보존회 이사라는 공식 직함을 얻었고, 집집마다 ‘전통계승 발전의 집’이라는 명패를 걸고 남다른 자부심과 열정으로 전통 명주를 빚고 있다.

“의병항쟁을 실천했던 선조들의 명예를 걸고 빚는 만큼 술밥인 멥쌀과 찹쌀, 누룩과 엿기름에 들어가는 보리와 밀 등 모든 재료는 마을에서 직접 기른 것이고, 방식도 번거롭지만 순전히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들 여성은 설을 앞두고 ‘의병주’가 시판되기까지 10여 개월 한 몸이 되어 움직였다. 서로 ‘형님’ ‘동서’라고 부르면서 흉허물이 없지만 ‘내 집 장맛이 최고’라는 식으로 오만을 부릴까 의병제주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지도해온 의암선생 증손부 박순재씨와 부학공파 시조 류숙공 시제 제주를 빚어온 서영숙씨를 ‘전수자’로 호칭하며 깍듯하게 대접하고 가르치는 우애를 자랑한다. 대표이사인 가정1리 이장 류연훈씨 역시 시동생이자 시아주버니로 작년 3월부터 시작된 먼거리의 마을기업 교육과정과 사업계획 제출과 선정, 고른 품질을 위한 계량화 수치화 등 복잡한 과정을 잡음없이 마칠 수 있었다.

고흥류씨 가양주인 의병주는 그동안 춘천지역의 봉의산 산신제, 의암제, 소양제 등 굵직한 문화행사 때 신성하게 올리는 술로 사랑받아왔다. 풍미와 향, 색을 고루 갖춘 맑은 청주로 충효의 스토리까지 담겨있어 강원도민일보 주최 강원무형문화대제전 때 춘천을 대표하는 가양주로 선보이기도 하였다.

맏형님인 박순재씨는 “설날 조상께 올리는 의병주를 통하여 나랏일을 하고, 효를 실천하는 정신까지 잇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의병주 판매 수익금의 10%는 마을 좋은 일에 쓰기로 했다”면서 마을에서 농사지은 쌀을 의병주 빚는데 모두 소비할 정도로 발전하는게 소망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미현 mihyunpk@kado.net
오세현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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